
NYTTA
COMMISSIONED
HOSPITALITY|SEOUL, KOREA
UNDER CONSTRUCTION
을지로 방산시장은 종이와 인쇄, 패키지와 제작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서울의 생산지다. 좁은 골목을 따라 작은 상점과 공장, 오래된 벽돌 건물과 간판, 인쇄물과 자재가 겹겹이 쌓이며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만들어질 수 없는 밀도와 시간의 흔적을 형성한다.
프로젝트는 이 강한 지역성을 새로운 이미지로 덮어버리는 대신, 오래된 도시의 시간 안에 오늘의 머무름을 어떻게 삽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CREDITS
MODEL
COMISSIONED
TYPOLOGY
HOSPITALITY
PROJECT SCOPE
INTERIOR DESIGN & CONSTRUCTION
STATUS
UNDER CONSTRUTION
LOCATION
SEOUL, KOREA
AREA
115.70 M²
PRINCIPAL ARCHITECT
OH GEEWON
DESIGN TEAM
KIM SEONGHEE
LEE DAGYO
PHOTOGRAPHY
-
대상 건물 역시 오랫동안 인쇄와 패키지 산업의 일부로 사용되어 온 오래된 근린건축물이다. 붉은 벽돌의 외관과 낡은 간판, 낮은 층고와 두꺼운 보, 불규칙하게 놓인 기둥과 오래된 창에는 건물이 지나온 시간이 그대로 남아 있다. 우리는 이러한 조건을 완전히 지우고 새것처럼 만드는 대신, 기존 건축의 구조와 비례를 새로운 공간의 질서로 받아들였다. 실내에서는 기존의 기둥과 보를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긴 테이블이 기둥을 감싸며 공간의 중심을 만들고, 기존 골조의 위치에 따라 가구와 벽, 동선이 새롭게 조직된다. 오래된 건물이 가진 한계를 제거해야 할 장애물로 보기보다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출발점으로 삼았다. 과거의 흔적을 장식적으로 복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건축이 가진 구조적 조건 위에 새로운 생활의 장면을 정교하게 덧입히는 방식이다


호스텔은 일반적인 객실의 반복과도 다른 방식으로 계획했다. 한 층 전체를 하나의 팀이 단독으로 사용하도록 하여, 객실 하나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도심 속에서 하나의 작은 집을 온전히 점유하는 경험을 만든다. 침실과 욕실, 다이닝과 라운지는 작은 면적 안에서 서로 단절된 방으로 나뉘기보다 하나의 연속된 생활공간으로 이어진다. 공간의 중심에는 큰 테이블을 두었다. 식사만을 위한 가구가 아니라 함께 앉아 이야기하고, 음식을 나누고, 하루를 정리하는 장소다. 각자의 침대보다 함께 머무는 시간이 공간의 중심이 되도록 했다. 반면 침실과 욕실은 슬라이딩 도어와 반투명한 경계, 수납과 벽체를 이용해 필요한 순간에는 충분한 독립성을 확보한다. 열린 하나의 공간 안에서 함께하는 시간과 각자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도록 했다




제한된 면적을 물리적으로 잘게 나누기보다 시선의 깊이를 늘리는 데에도 집중했다. 거울과 유리, 반사되는 표면은 좁은 실내의 끝을 고정하지 않고 다른 공간의 장면과 빛을 다시 끌어들인다. 벽과 가구는 수납과 설비를 통합하며 불필요한 물건과 기능을 시야에서 덜어낸다. 작은 공간일수록 무엇을 더하는 것보다 얼마나 많은 여백을 남길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새로운 내부의 분위기는 기존 바드아키텍츠의 절제된 건축적 언어를 유지하면서도 조금 다른 온도를 가진다. 단단하고 무게감 있는 공간보다는 밝은 벽과 부드러운 질감, 짙은 목재와 밝은 석재, 가느다란 조명과 섬세한 디테일을 통해 보다 차분하고 여성적인 감도를 더했다. 형태를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고 비례와 재료, 빛의 관계를 세심하게 조율하여 오래 머물수록 편안하게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특히 기존 건물이 가진 거친 구조와 새롭게 삽입되는 정제된 재료 사이의 대비는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공간적 성격을 만든다. 오래된 보와 기둥이 완벽하게 정리된 새 공간 속에서도 존재감을 유지하고, 그 사이에 목재와 석재, 유리와 금속이 새로운 층위를 형성한다. 과거와 현재를 동일한 모습으로 맞추기보다 서로 다른 시간의 재료가 한 공간 안에서 함께 존재하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지역성은 을지로의 오래된 이미지를 장식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낡은 간판이나 인쇄물을 그대로 가져와 분위기를 만드는 대신, 오랫동안 무언가를 만들고 쌓아온 장소의 시간과 기존 건축의 물성을 존중하고 그 위에 새로운 사용방식을 더하는 것에 가깝다. 낮에는 여전히 인쇄와 종이, 패키지를 만드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밤이 되면 그 생산의 도시 위에 여행자의 생활이 겹쳐진다. 관광객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도시의 장면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도시의 삶 속에 머물게 하는 것이 이 장소에서의 숙박이 가진 의미라고 생각했다. 이 프로젝트는 오래된 건물을 새롭게 꾸미는 인테리어에 머물지 않는다. 기존 건축의 시간과 구조를 읽고, 한 층을 한 팀이 점유하는 새로운 숙박 방식을 통해 공간의 관계를 다시 조직하며, 오래된 생산의 도시에 또 하나의 생활을 더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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